〈김일성이 죽던 해〉 기타를 다시 녹음하려 했다. 전에 쳐 놓은 기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. 박자가 안 맞는 부분이 계속 거슬렸다. 쓰리핑거 기타는 수정도 어려워서 별수가 없었다. BPM도 바꾸고 싶었다. 이전에 녹음했던 86에서는 피아노가 처지는 느낌이 있었다. 90으로 올리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았다.

아침에 녹음실에서 단편선씨를 만났다. 맥모닝을 먹고,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부스로 들어갔다. 연주는 시작부터 막혔다. 전주를 수십번 연주했는데 하나를 못 건졌다. 코드를 바꿀 때 자꾸 개방현이 울리는 소리가 났다. 코드 변경 직전의 음도 명료하게 연주하지 못했다. 단편선씨가 기타를 쳐보더니 장력이 너무 높아서 연주가 어려운 것 같다며, 기타 세팅을 바꾸고 다시 녹음할 것을 권했다. 그렇게 하기로 했다.

붕 뜬 시간에는 〈딴 생각〉의 스트링 작업을 하고 곽푸른하늘씨에게 보낼 〈난 이해할 수 없었네〉 데모를 만들었다. 스트링 작업은 시간이 꽤 걸렸다. 단편선씨는 "음, 독일 6화음이군 뜻모를 말들을 하며 건반을 연주했다. 안자이 미즈마루의 그림이 어울릴 법한 장면이었다. 본 녹음은 어떻게 할지, 그러니까 연주자를 구할지 가상악기를 사용할지 아니면 둘을 섞을지 고민 중이다.

점심은 순두부를 먹었다. 나는 돼지고기 순두부, 단편선씨는 섞어 순두부를 먹었다. 순두부를 먹으면서 3월에 있을 레코드페어(정확한 행사명이 기억이 안 난다)에 대해 이야기했다. USB를 팔지, 엽서를 팔지, 어떤 음악을 실을지, 어떻게 디자인을 할 지 등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.